NEWS

키-한해-태연... 멤버 교체 우려 씻은 '놀토' 새 주역들

작성자
brandnewmusic
작성일
2021-03-08 11:36
조회
4998

[TV 리뷰] 확실한 본인 캐릭터 마련하며 꾸준한 인기 몰이에 기여

시즌제 중심의 기존 tvN 예능과 다르게 < 놀라운 토요일 - 도레미마켓 >(이하 '놀토')는 햇수로 4년째 장기 방영중인 간판 프로그램이다. 각종 노래 가사를 맞추면 음식을 맛보는 단순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점은 늘 주목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놀토>는 살짝 위기 아닌 위기를 맞기도 했다. 원년 멤버이자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온 혜리가 빠지면서 발생한 공백은 분명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 예상했던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4개월여가 지난 지금 <놀토>는 큰 타격 없이 순항중이다. 혜리가 하차하기 직전 20회 분량 중 13회나 2% 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후 총 15회에선 매주 3% 이상을 꾸준히 기록할 만큼 선전을 펼치고 있다. 수도권 시청자들의 반응도 눈 여겨볼 만 하다. 지난해 1~11월까지 4% 이상 기록한 회차는 단 2회분이었던데 반해 지난해 12월~올해 2월까진 벌써 6회나 이를 달성할 정도로 2018년 4월 프로그램 신설 이래 가장 안정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물론 시청률이 실제 인기를 100%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지만 각종 드라마, 예능 프로에 몰리는 사람들의 관심을 알아보기 손쉬운 방법이라는 점에서 요즘 <놀토>의 분전은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키, 현재 '놀토'의 확실한 에이스

원년 멤버 키(샤이니)+한해, 신규 멤버 태연(소녀시대)를 보강하면서 대가족으로 탈바꿈한 <놀토>가 당초 걱정을 자아냈던 부분 중 하나는 실내 예능 치곤 상당히 많은 고정 출연자를 지닌 점이다. MC 붐, '먹방 전문' 입짧은 햇님이를 제외하더라도 총 9명의 멤버가 존재하고 매주 2명의 초대손님을 감안하면 무려 11명이 문제 풀이에 도전하게 된다. 이렇다보니 출연진 간 분량 조절의 어려움도 몇몇 회차에선 목격되기도 했다. 심지어 2라운드 내용 자체가 사라지는 초유의 방영분(2월6일)도 등장하기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토>의 재미 만큼은 큰 흔들림 없이 유지된다는 점은 제법 주목해볼 사항이다. 이러한 다수 출연진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은 예상대로 군복무에서 돌아온 키였다. 입대 전 혜리와 더불어 티격태격 케미를 선보이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책임졌었지만 예능 공백기를 과연 수월하게 극복할지가 관건이었지만 이는 결과적으론 기우에 불과했다.
가장 정답에 근접한 답안을 제시하는 원샷 주인공부터 기발한 추리력과 기억력, 그리고 각종 노래에 발빠르게 적응하는 춤솜씨까지 선보이면서 2년 가까운 <놀토> 속 자리비움을 무색하게 만든다. 지난 6일 방영분에서도 노래 가사 속 문장의 흐름에 맞춰 단어를 조합(렉시 'Girls')하며 문제 풀이를 주도하는가 하면 초대손님 선미의 무려 14년전 커버 무대까지 기억해 힌트를 선사하는 등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낸다.

한해, 캐릭터로 승화된 어색+부족함

키와 함께 돌아온 래퍼 한해는 냉정히 말하면 예능감이 좋은 인물은 결코 아니다. 입담, 유머, 개인기 등에서 탁월함을 보여주는 것과는 거리가 먼, 무대 위 스웨그는 간데 없고 어색함이 깃든 행동이 <놀토> 속 한해를 대표하고 있다. 그런데 여타 예능이라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을 수도 있는 출연자가 이곳에선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치 과거 <무한도전> 초창기 '어색한 뚱보', '웃기는 것 빼곤 다 잘하는 개그맨'이란 칭호를 부여받았던 정형돈 마냥 <놀토>에서의 한해는 남들에 비해 어설픈 이미지로 두각을 나타낸다.

이는 김동현, 피오 등 허술함 만큼은 결코 밀리지 않는(?) 동료 출연진과의 좋은 합에서 비롯된다. 일명 '약속의 땅'이라 불리는 중간 간식게임 최약체 라인의 존재는 상호간의 웃음 극대화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담당해준다. 만약 혼자였다면 자칫 소외된 존재처럼 인식되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었지만 방송 화면 기준 왼쪽 자리를 항상 지켜주는 이들과 맞물려 동반 상승효과를 발생시키는 기묘한 상황을 연출한다.

특히 지난 6일 방영분은 이러한 한해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준다. 타 프로그램 고정 출연으로 인연을 맺고 있다지만 동료들조차 한해가 초대손님 선미의 '찐친'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음에 좌절한 그는 각종 문자를 사전에 선미에게 보내며 친분 인증에 안간힘을 다한다. 한해의 비굴함(?)이 알려지면서 멤버들의 원성과 비난은 극에 달하지만 이러한 행동 덕분에 이날 <놀토>는 몸부림에 가까웠던 그의 춤과 맞물려 웃음꽃을 더욱 활짝 피울 수 있었다.

알고보니 구멍...그래서 더욱 재밌는 태연

신규 멤버로 합류한 태연 역시 <놀토>의 재미에 한 몫을 담당한다. 당초 태연이 등장했을때만 해도 이곳 멤버들은 새로운 에이스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는 '탱구'라는 별명에 걸맞는 허당이었다. 덕분에 일명 '바보존'(?)으로 불리는 문세윤, 김동현, 피오, 한해 등과 더불어 치열한 간식 게임 꼴지 다툼을 펼치는가 하면 SM 동생 키로부터 구박받는 누나의 모습을 매주 선사하기도 한다.

브레인으로 믿었지만 알고보니 구멍이라는 반전 매력은 프로그램 투입과 더불어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마련해줬고 횟수를 거듭하면서 태연만의 즐거움을 시청자들에게 차근차근 보여주고 있다. 김동현과의 내기 대결에서 패하면서 수행한 수염 벌칙은 '코스프레 강자' 박나래 못잖은 큰 웃음을 선사하면서 본인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낸다. 최근 방영분에선 2주 연속 원샷의 주인공이 되는 등 점차 문제 풀이에서도 기존 문세윤, 키 등 전통의 강자들을 조금씩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